[한국법률일보] 반려견을 학대한 데 이어 거리에서 반려견에 목줄을 채우지 않아 이를 단속하려는 경찰관에게 5만 원을 건넨 남성이 항소심 법원에서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김모씨는 2020년 5월 경 광주 북구의 한 거리에서 자신이 키우는 개의 목줄을 채우지 않고 돌아다니게 하다가 112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게 단속됐다. 당시 김모씨는 경찰관이 여러 차례 개 목줄을 착용하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고 오히려 현금 5만 원을 건네면서 현장에서 원만하게 해결하자고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모씨는 이미 2020년 4월 19일경 자택 옥상에서 자신의 개에 목줄을 채우고 난간 밖에 매달아 학대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다.
광주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고 뇌물공여와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동물보호법위반 혐의 사건 1심 판결(제1원심판결)에 대해 검사는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김모씨도 뇌물공여 및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판결(제2원심판결)에 대해 “범칙금을 준다는 의사로 경찰관에게 5만 원을 건넨 것일 뿐 뇌물공여 의사는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항소심을 심리한 광주지방법원 형사2부(재판장 김진만 부장판사, 이화진·김다운 판사)는 먼저, “피고인에 대해 제1원심판결과 제2원심판결이 각 선고돼 피고인이 제2원심판결에 대해, 검사가 제1원심판결에 대해 각 항소를 제기했고, 이 법원은 두 항소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피고인에 대한 제1, 2원심판결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돼야 하므로, 제1, 2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됐다.”며 직권으로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어 김모씨의 동물보호법·경범죄처벌법 위반과 뇌물공여 등 혐의에 대해 “피고인을 벌금 7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압수된 현금 5만 원권 1장을 몰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는 판결을 선고했다.(광주지방법원 2020노3206, 2021노1332 병합)
재판부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해 “① 경찰관들은 범칙금 발부절차를 밟기 위해 피고인에게 신분증의 제시를 요구했으나 피고인은 경찰관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점, ② 경찰관들이 피고인에게 범칙금의 액수를 말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반면, 피고인은 “현장에서 해결하자”며 경찰관에게 5만 원을 교부하고자 했고, 뇌물공여죄로 처벌될 수도 있다는 경찰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계속해 위와 같은 행동을 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임의로 직무를 집행하는 경찰관에게 뇌물 5만 원을 공여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2020년 3월 5일경 자신이 키우던 개에 대한 학대행위로 이미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그로부터 단기간 내인 2020년 4월 19일경 다시 자신의 개에 대한 학대행위를 반복했다.”면서, “이는 생명체에 대한 존중의식이 미약한 피고인의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피고인은 2020년 5월경 개에게 목줄을 채우지 아니한 채 돌아다니도록 했고, 같은 날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피고인에게 수차례 개 목줄을 착용하라는 요구를 했음에도 응하지 않았다가 경찰관에게 현금 5만 원권 1장을 건네주는 방법으로 뇌물을 공여하기까지 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준법의식이 매우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상들을 포함해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한다.”라고 판시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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