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포항시립무용단원 선발을 미끼로 제자에게 4천2백만 원을 가로챈 대학교수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경북의 A대학교 무용학 전공 겸임교수인 B씨는 2014년 5월경 자신이 운영하는 대구의 한 무용학원에서 제자인 대학생 C씨에게 “곧 포항시립무용단이 창단되는데 내가 그곳에 안무자로 내정됐다. 단원 선발을 위한 출제도 결국 내가 하게 될 것인데 졸업할 때까지 약 6개월간 매월 150만 원씩 나에게 주면 미리 시험과제 작품 3개를 알려주고, 너를 단원으로 선발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당시 포항시립무용단이 곧 창단될 예정이거나, B씨가 무용단의 안무가로 내정된 사실도 없었다.
그럼에도 B씨는 위와 같이 거짓말을 해 이에 속은 C씨로부터 2014년 7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총 21차례에 걸쳐 4천2백만 원을 교부받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 재판과정에서 피고인 및 변호인은 “C씨에게 받은 돈은 정상적인 레슨비와 작품비일 뿐, 시립무용단 취업을 조건으로 받은 돈이 아니다. 또 C씨에게 자기앞수표를 받은 적이 없고 50만 원은 C씨에게 빌려주었다가 변제받은 돈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심리한 대구지방법원 형사5단독 예혁준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50대 대학교수 B씨에게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다.’는 판결을 선고했다.(대구지방법원 2020고단6529)
예혁준 부장판사는 판결이유에서 “현대무용 전공자인 피해자는 한국무용을 배우고 작품을 받기 위해 돈을 지급한 것이 아니라, 무용단원에 취직해 주겠다는 피고인의 말을 믿고 피고인으로부터 한국무용을 배우기로 하면서 레슨비와 작품비를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50만 원도 레슨비인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반대로 차용금 변제조의 금원인 사실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예혁준 부장판사는 양형이유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실제로 피해자에게 한국무용지도를 하고 작품을 만들어 준 점, 그밖에 양형 요소를 종합했다.”고 밝혔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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