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일동제약이 자사 건강기능식품의 소비자 판매가를 정하고 약국이 이보다 싸게 팔면 공급 중단 등의 불이익을 주는 갑질을 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는 일동제약(주)가 자사 약국 유통용 건강기능식품 전 품목의 소비자 판매가격을 정하고, 약국에 그 가격을 지키도록 강제한 행위에 대해 ‘향후 행위 금지명령과 약국에 위반 사실 통지명령’의 시정명령을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한 식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정처장의 인정을 받아야하는 개별인정형 제품, 프로바이오틱스, EPA 및 DHA 함유 제품 등의 매출액이 크게 성장했고,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및 건강·미용·노화방지 등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일반적으로 제조·수입업체가 도매상 등 판매업체에게 제품을 공급하면, 판매업체가 직접 또는 전문매장·약국·온라인 판매업체 등 소매상에 이를 공급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2016년 12월부터 2019년 5월까지 프로바이오틱스 등 약국유통용 건강기능식품 모든 품목에 대해 소비자 판매가격을 정하고, 약국이 해당 제품을 온라인 또는 온라인 판매업체를 통해 판매할 때 이를 지키도록 했다.
특히 일동제약은 약국이 운영하는 온라인 판매업체 또는 약국에서 건강기능식품을 받아 판매하는 온라인 판매업체들의 소비자 판매가격을 모니터링하고 그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약국과 온라인 판매업체를 적발해 약국에 불이익을 줬다.
일동제약은 건강기능식품에 부착된 전파식별코드(RFID)를 추적하는 방법으로 해당 온라인 판매업체에 제품을 공급해 주었거나 공급해 준 것으로 확인된 약국을 적발하고 제품 공급 중단 등의 불이익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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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월 경 일동제약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 공지글 일부 발췌(자료=공정위) |
예컨대 1차 적발 시 1개월, 2차 적발 시 3개월간 출하를 금지했다. 일동제약은 2016년 12월 16일부터 2019년 5월 20일까지 가격 모니터링을 통해 약국을 적발, 최소 110여 회 자사 건강기능식품 출하 금지 등으로 약국에 갑질을 했다.
일동제약의 이러한 행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29조 제1항의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제한조항에 위반된다.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는 사업자가 상품 또는 용역을 거래함에 있어서 거래상대방인 사업자 또는 그 다음 거래단계별 사업자에 대해 거래가격을 정해 그 가격대로 판매 또는 제공할 것을 강제하거나 이를 위해 규약 기타 구속조건을 붙여 거래하는 행위를 말한다.
공정거래법 제29조 제1항은 ‘사업자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상품이나 용역을 일정한 가격 이상으로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최고가격유지행위로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가격 결정에서 자율적인 판매 활동과 가격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제재했다는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온라인 판매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들이 다양한 가격 비교 후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업종에서 재판매 가격 유지 행위를 통해 공정 경쟁을 제한하는 불공정 행위를 지속해서 감시하고, 위법 행위를 적발하면 엄중하게 제재하겠다.”고 강조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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