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수감자가 교정시설에서 생활하는 1인당 수용거실 면적이 인간으로서의 기본 욕구에 따른 생활조차 어렵게 할 만큼 협소하다면 그 자체로 인권 침해라는 인권위 결정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송두환)는 6일 교정시설의 과밀수용으로 인한 진정 사건에 대해 이와 같이 수용자에 대한 과밀수용은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넘은 비인도적인 처우라고 판단하고 지난해 12월 23일 법무부장관에게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선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수도권에 소재한 구치소, 교도소 등에 수용된 A씨 등 4인은 과밀수용으로 기저질환의 악화와 정신적 고통 등을 겪었다며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진정인 A씨는 2020년 12월 3일부터 자신을 포함해 9명이 5인실에서 지내면서 감내하기 힘든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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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국가인권위원회) |
또 지난해 4월 구치소에 수감된 진정인 B씨는 “지난해 5월부터 정원이 7~8명인 약 16.5㎡ 거실에서 10명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같은 거실에 정신과 약을 투약받는 2명의 수용자도 함께 있어 이들이 약에 취해 누워있으면 거실을 지나가거나 앉아서 재판 준비를 하기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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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국가인권위원회) |
지난해 2월 구치소에 있던 진정인 C씨는 “약 19.8~23.1㎡ 되는 공간에서 12~14명이 같이 생활했다.”면서, “취침 시에 옆으로 돌아누운 자세로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과밀수용으로 기저질환인 강직성 하지마비 증상이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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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국가인권위원회) |
교도소에 수용 중인 진정인 D씨는 “지난해 7월 2일 작업면제 후 기결 7하6실로 거실이 지정됐는데 해당 거실은 면적이 10.25㎡로 3명 정원임에도 현재 5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피부질환, 비염 등이 악화되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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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국가인권위원회) |
이에 대해 피진정인들인 구치소장, 교도소장 등은 “기관 전체의 수용률이 정원을 초과해 진정인들에 대한 일부 과밀수용 등의 처우가 불가피했다. 또 코로나19 감염병 유행으로 개별 수용자 거실 조정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 사건을 조사한 결과, 진정인들은 모두 수용 기간 중 일부 기간을 현원이 정원을 초과한 상태의 거실에서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고, 그 중에는 1인당 수용 거실 면적이 약 1.40㎡(약 0.4평)인 거실에서 15일 정도 생활한 진정인도 있었으며 현원이 정원을 초과한 상태의 거실에서 수용된 총 224일 중 약 120일 동안 생활한 진정인도 있었음이 확인됐다.
이에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위원장 박찬운, 위원 석원정·윤석희)는 “진정인들이 일반적인 성인 남성이 다른 수용자들과 부딪치지 않기 위해 잠을 잘 때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만큼 협소한 공간에서 생활했고, 이는 인간으로서의 기본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조차 확보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봤다.
또한 “이러한 처우는 우리나라가 가입한 자유권규약 제7조의 ‘잔혹하거나 비인도적 또는 굴욕적인 대우’에 해당한다.”면서, “우리 헌법 제10조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 및 헌법 제12조의 신체의 자유에도 반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인권위는 교정시설에서의 과밀수용 문제에 대해 방문조사, 직권조사 등을 하고 10여 차례 권고한 바 있다.
인권위는 “수용자에 대한 과밀수용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어 법무부장관에게 교정시설 과밀수용 상태를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할 것”을 권고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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