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수사기관의 입건(정식수사) 전 조사인 내사 사건의 중지 결정 후 이를 재개할 필요가 있었다면 신속히 사건처리를 해야 함에도 4개월이나 지나 진행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 경찰옴부즈만은 경찰관이 관련법령 위반 여부에 대한 답변기간을 고려해 내사중지 결정을 한 뒤, 답변을 받고 내사재개를 할 필요가 있는데도 4개월 뒤에 내사를 진행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결정해 관할 경찰서에 시정권고 했고 해당 경찰서는 이를 수용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경찰이 약사법 위반 신고에 대한 장기간 내사 때문에 약국을 폐업했다면서 올해 7월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A씨는 2019년 9월 자신이 운영하는 약국 출입문에 특정 의약품의 명칭과 가격을 표시해 약사법을 위반했다는 신고를 당했고,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한 내사를 진행했다.
이 사건 담당 경찰관은 같은 해 11월 해당 신고와 관련해 보건복지부에 법 위반 여부를 질의했는데, 검토에 시간이 걸리자 그해 12월 “답변을 확인한 후 A씨의 혐의가 인정되면 다시 내사를 진행하겠다.”면서 내사를 중지했다.
이후 담당 경찰관은 보건복지부의 답변을 받고 혐의를 확인했으나 약 4개월이 지난 2020년 6월 내사를 재개했고, 며칠 후 정식사건으로 전환해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경찰 내사 처리규칙’ 제2조 등에는 내사사건은 신속하게 진행해야 하고 장기간 방치하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경찰옴부즈만은 “담당 경찰관이 주요 사건 전담팀에 편성돼 이 사건에 집중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질의회신 내용을 확인하고 내사를 재개하는데 4개월이 소요된 것은 관련 규정에 부합하지 않은 업무처리다”라고 판단하고 담당 경찰관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시정권고했다.
이에 해당 경찰서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담당 경찰관에 대한 징계 조치와 전 수사부서 수사관에 대한 재발방지 교육을 실시했다.
한편, 경찰청(청장 김창룡)은 ‘내사’라는 용어가 경찰이 ‘외부 통제 없이 은밀하게 조사한다.’라는 오해와 불신을 초래해 온 점을 고려해 ‘입건 전 조사’로 변경·통일하고 수사절차에 준하는 수준으로 보고·지휘·사건관리·통지 등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경찰 내사 처리규칙’을 전면 개정한 ‘입건 전 조사 사건 처리에 관한 규칙’을 국가경찰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올해 8월 30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번 명칭 변경은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16조 제3항과 ‘경찰수사규칙’ 제19조에서 ‘입건 전 조사’를 명문화하고 있어 종전 사용하던 ‘내사’라는 용어를 완전 폐지하고 ‘입건 전 조사’로 변경·통일한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 강재영 경찰옴부즈만은 “신속한 수사는 사건의 실체를 밝히고 인권을 보호하는 수사기관의 중요한 의무”라면서,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기적인 점검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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