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여기는 길이 없으니까 나가라”는 펜션 주인의 말을 무시한 채 빠르게 등반할 목적으로 사유지인 펜션 부지를 무단으로 통행한 등산객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5월 3일 경남 양산시 원동면에 있는 ‘영축산’을 등반하기 위해 길을 걷던 중 오전 6시 38분경 ‘C펜션’ 내부 진입로에 이르러, C펜션 소유자인 B씨(남성, 76세)가 “여기는 길이 없으니까 나가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우천으로 빠르게 등반할 목적으로 이를 무시한 채, 그 곳 펜션 내부 ‘청수암’을 거쳐 철조망 울타리를 넘어가는 방법으로 피해자가 기거하는 펜션에 딸린 내부진입로 등을 침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와 변호인은 이 사건 재판에서 “이 사건 당시 주거침입의 고의가 없었고 철조망 울타리를 넘어간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울산지방법원 형사4단독 박주연 판사는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는 판결을 최근 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울산지방법원 2021고정114)
박주연 판사는 판결 이유에서 “피고인은 ‘C펜션’ 입구에서부터 B씨가 ‘이곳은 사유지이므로 등산객이 통행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도 그 사실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청수암 주변 울타리 근처까지 펜션 내 부지를 약 100~200m 무단으로 통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사유지 침입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청수암 근처 철조망 울타리를 넘어간 사실도 인정이 된다. 또한 설령 피고인이 울타리를 넘어가지 않고 그 옆 아래쪽 계곡을 통과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피고인이 펜션 내부진입로를 침범한 이상 실제 울타리를 넘었는지 여부는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형법 제319조 제1항은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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