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김명훈 기자]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용일)는 대학 실험실에서 감기약과 실험기구를 이용해 필로폰 약 13그램을 제조한 연세대 화학전공 대학원 졸업생 A씨(25세)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범행 당시 연세대학교 화학전공 대학원생(‘17. 2. 졸업)이었던 A씨[25세)는 B씨(22세, 무직)로부터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감기약을 이용한 필로폰을 제조와 필로폰 판매대금을 5:5로 나눌 것을 제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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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로폰이 제조된 대학교 실험실(서울중앙지검 제공) |
피고인 A씨는 2016년 10월경부터 11월경까지 연세대학교 실험실에서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인 감기약 50정과 실험실에 있던 실험기구와 화학약품을 이용해 4회에 걸쳐 추출한 슈도에페드린을 원료로 필로폰 약 13그램을 제조했고, 피고인 B씨는 이 필로폰 중 약 8그램을 106만원에 판매하고, 그 중 약 50만원을 A씨에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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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고인 A씨가 직접 촬영해 둔 필로폰 제조공정 사진(서울중앙지검 제공) |
피고인들이 제조한 필로폰 13그램은 서울지역 필로폰 소매가 390만 원 상당으로 약 43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 의하면, 이번 사건은 ‘대학교 화학 실험실’에서 판매 등의 목적으로 필로폰을 제조한 최초의 사건으로, 화학 전공 대학원생이던 피고인 A씨는 재학 중인 대학교 실험실에서 비치된 실험기구와 화학약품을 이용해 필로폰을 제조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대학 당국의 관리·감독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한 이번 사건을 비롯해 최근 적발된 감기약을 이용한 필로폰 제조사범들은, 제조방법은 인터넷에서 습득하고, 원료성분인 슈도에페드린 성분이 함유된 감기약은 시중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쉽게 구입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유관기관과 필로폰 원료물질이 함유된 일반의약품의 판매 규제 등 유사 사례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최근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2016년 12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마약류범죄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필로폰을 비롯한 마약류 제조·판매 사범은 엄단하고 해당 사이트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폐쇄, 접속차단 등 관련조치를 신속하게 요청하는 등 마약류의 국내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세대학교는 A씨의 구속 기소사실이 알려진 직후, 이재용 교학부총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우리 학교 졸업생이 국민건강에 해악을 초래하는 마약 제조라는 범행을 저질렀다는 혐의가 발표된 데 대해 경악과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향후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졸업취소 등 적정한 징계조처를 취할 것이며, 재학 중인 모든 학생들에게 사회적 책무를 인식시키기 위한 윤리인성교육을 강화할 것을 깊이 다짐한다”고 밝혔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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