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공공기관·지방공기업·지방출자출연기관의 직원이 성범죄·음주운전을 저지른 경우에도 수사기관이 수사사실을 소속기관에 통보하도록 해, 공공기관 등 직원이 성범죄·음주운전을 저질렀음에도 징계를 면하는 사례는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는 이 같은 내용으로 ‘공공부문 성범죄·음주운전 징계 실효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법무부, 경찰청에 권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공공기관 등은 통상 성범죄·음주운전에 대한 자체 징계기준을 마련하고 있으나, 직원이 성범죄·음주운전으로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게 되더라도 해당 사실이 소속기관에 통보되지 않아 소속기관에서 비위 사실을 몰라 징계처분을 못하는 사례가 있었다.
현재 수사기관은 공공기관 등 직원의 직무 관련 사건에 대해서만 수사사실을 통보하며, 직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성범죄·음주운전의 경우 적발되더라도 소속기관에 해당 사실을 통보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비위행위에 대한 적절한 징계처분을 받지 않아 승진 부적격자가 승진을 하거나, 징계 시효가 경과 또는 비위행위자가 퇴직한 후 비위사실을 알게 돼 징계를 못하게 된 사례도 있었다.
2020년 10월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징계회피 후 승진사례로 공공기관 직원인 A씨는 2018년 음주운전을 해 징계처분을 받을 경우 승진임용이 될 수 없었는데도 음주운전 6개월 후인 2019년 3급에서 2급으로 승진임용됐다.
또 2020년 10월 감사원 감사결과에서 드러난 징계시효 경과 및 퇴직사례로 공공기관 직원 24명은 음주운전사건으로 면허정지 또는 면허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받았는데도 2019년 11월까지 그 사실을 자진신고하지 않아 징계처분 등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중 5명은 2019년 11월 현재 징계시효 경과 또는 퇴소로 징계처분을 할 수 없게 됐다.
또한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는 ‘검찰사건사무규칙’과 경찰의 ‘범죄수사규칙’ 등 내부지침에 따라 수사 업무를 처리하는데, 동 지침 내 수사사실 통보 의무가 규정된 법률 중 ‘지방공기업법’, ‘지방출자출연법’은 누락돼 이들 기관 직원들은 수사사실 통보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기관 등 직원의 수사사실 통보 대상 비위행위에 성범죄·음주운전을 포함하도록 ‘공공기관운영법’ 제53조의2, ‘지방공기업법’ 제80조의2, ‘지방출자출연법’ 제34조의2 등 관련 법률을 개정할 것을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에 권고했다.
아울러 수사기관에서 수사사실 통보가 누락되지 않도록 수사기관 내부지침에 수사사실 통보 의무가 규정된 법률을 모두 명시하도록 법무부와 경찰청에 권고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양종삼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공공기관 종사자의 성범죄·음주운전에 대한 징계 실효성이 제고돼, 공공부문의 신뢰성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