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1시간 후 진행된 관할 보건소 공무원의 역학조사에서 지인을 만난 사실을 말하지 않은 확진자에게 법원이 감염병예방법위반죄로 벌금 700만원형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1월 2일 코로나19 감염병의 양성 판정을 받고 1시간 후 김해시 보건소 소속 공무원으로부터 전화통화로 역학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3일 전에 김해시의 한 식당에서 지인 B씨를 만났음에도 보건소 공무원에게 B씨와 접촉한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은 “누구든지 질병관리청장,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실시하는 역학조사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역학조사를 거부·방해 또는 회피하거나,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거나,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은폐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창원지방법원 제7형사단독 김초하 판사는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피고인을 벌금 7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는 판결을 선고했다.(창원지방법원 2021고단464)
김초하 판사는 이 사건 판결 이유에서 “피고인은 역학조사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은폐한 범죄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역학조사는 추가감염 위험을 예방해 피고인과 같은 확진자나 그 접촉자뿐만 아니라 사회공동체 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 행해지는 것이므로, 이를 방해하는 행위는 결코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김초하 판사는 이어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과 만난 B씨가 확진판정을 받는 등 추가 감염 위험이 현실화됐으므로, B씨에 대한 신속한 조기 격리 등 예방조치가 필요했다.”면서, “그럼에도 피고인이 특별한 사정없이 추가 확진자를 만난 사실을 고의로 누락 진술해 약 4일간 방역공백이 발생하게 했는바 죄질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초하 판사는 끝으로 “피고인은 잘못을 인정한다고 진술하면서도 방역당국의 행정 처리나 경찰수사를 탓하고 있어 진심으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결과를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면서, “이러한 사정에 피고인의 나이, 건강상태, 경제적 상황, 성행, 환경, 이전 처벌 전력, 범행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해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고 양형이유를 설시했다.
감염병예방법 상 역학조사 시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은폐한 죄의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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