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손견정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2018. 12. 10. 오전 10시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주교좌성당)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각국 외교사절, 인권시민단체, 주요 종교계 지도자 등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인권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35호인 동시에 유월민주화항쟁진원지 표지석이 있는 성공회 서울대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에 한국 전통기법을 조화시킨 십자가 형태의 건축물로 1922년 영국인 아더 딕슨의 설계로 착공 후 1996년 완공됐고 대한민국 인권 역사의 전환기인 1987년 6월 민주화항쟁이 시작된 곳으로 2017년 유월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 등 인권과 평화 관련 행사들이 열려온 상징적 장소로, 오늘날 세계인권선언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기념식 장소로 선정됐다.
매년 12월 10일은 1948년 유엔 세계인권선언 채택일을 기념해 나라마다 세계인권선언의 뜻과 정신을 되새기기 위한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세계인권선언은 인간 존엄과 존중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국가와 모든 사람에 대한 공통의 기준을 제시한 역사적인 선언이다.
올해는 배우 권해효씨의 사회로, 서울시립소년소녀합창단 식전 공연에 이어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기념해서 70회의 타종 후 관련 영상 상영, 세계인권선언 30개 조항 낭독, 국가인권위원장 기념사, 대한민국 인권상 시상, 소프라노 임선혜 기념공연 등이 진행된다.
특히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기념해 현재 우리 사회에서 다시금 생각해봐야할 세계인권선언의 주요 조항을 선정하고, 조항과 관계된 이들이 낭독하는 순서가 진행된다. 1조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는 인권위 명예대사인 가수 이은미씨, 2조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는다’는 모델 한현민씨, 3조 ‘모든 사람은 자기 생명을 지킬 권리, 자유를 누릴 권리, 그리고 자신의 안전을 지킬 권리가 있다’는 세월호 참사 유미지 학생의 아버지인 유해종씨, 7조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며 차별없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형제복지원 생존자 한종선씨가 낭독한다. 대체복무자인 야콥 할그렌 스웨덴 대사, 5.18 항쟁 고문 생존자 차명숙씨,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 생존자 유우성씨, 12년만에 첫 출근한 KTX 승무원 김승하씨, 청년 주거를 고민하는, 민달팽이유니온 대표 최지희씨, 회사 내 갑질 피해자인 대한항공 사무장 박창진씨 등도 무대에 오른다.
2018 대한민국 인권상(국민훈장 무궁화장)은 故 노회찬 국회의원에게 수여된다. 故 노회찬 의원은 1982년 용접공으로 노동운동을 시작해 한평생 노동자의 기본권과 여성, 장애인 등 약자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 헌신했다. 아울러 정당 및 국회 의정활동을 통해 진보 정치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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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8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 故 노회찬 국회의원을 대신해 아내인 김지선 씨와 동생 노회건 씨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
대한민국 인권상은 인권의 보호 및 신장에 공헌한 단체와 개인을 발굴해 그 공로를 널리 알리고, 인권 존중문화 정착 및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주관하여 2003년부터 세계인권선언기념일에 맞추어 수여하는 포상이다.
앞서 정부는 4일 국무회의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추천으로 故 노회찬 국회의원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키로 의결한바 있다. 국민훈장은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분야에 공적을 세워 국민의 복지향상과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며, 무궁화장(無窮花章, Mugunghwa Medal)은 국민훈장 5등급 중 1등급이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식전 배포된 기념사에서 “온라인과 SNS에는 혐오의 말들이 넘쳐나고 전쟁과 기아의 공포에서 탈출한 난민들은 점점 배척당하고 있다. 여성들은 물리적 폭력을 넘어 디지털 성범죄의 위협에 노출되고, 노인과 아동에 대한 혐오도 일상이 되고 있다.”면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범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인권위의 혐오차별대응기획단 활동과 인권기본법 제정 노력 및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임선혜 소프라노는 괴롭고 힘든 삶의 순간을 위로하는 곡으로 유명한 ‘아베마리아’, 모두가 자유롭고 인간애가 가득한 세상을 꿈꾸는 ‘넬라 판타지아’,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오래전부터 사랑받았던 ‘아침이슬’을 노래하고, 첼리스트 이은주와 피아니스트 이옥주의 협연으로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연주한다.
한편, 인권위는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을 전후로 우리사회 인권의식 향상을 위한 전시회와 캠페인 등을 추진한다. 10일에는 네이버 메인화면 상단에 ‘인권의 날’ 스페셜 로고가 적용되고, 16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로비전시실에서 ‘세계인권선언 70주년, 대한민국의 인권을 말한다’ 전시회를 열고, 이달 말까지 모델 한현민씨의 목소리로 TBS 라디오 차별 개선 캠페인 광고가 진행된다.
인권위 관계자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이해 우리사회 곳곳에서 인권 보호 및 증진 활동에 임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하며, 이번 행사가 세계인권선언의 숭고한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