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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헌법재판관 취임사 전문

“인간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따뜻한 재판’, ‘인간미 있는 재판’을 하고, 단순히 법리만을 추종하는 ‘형식적인 재판’이 되지 않도록 경계”
존경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저는 25년간의 법관 생활을 마치고 오늘 헌법재판소의 새로운 가족이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저를 축하하고 격려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해주시고 참석하여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헌법재판소는 1988년 창설된 이래 지난 30년간 헌법의 이념과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였습니다. 그 결과 헌법재판소는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헌법기관으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이는 그간 선배 재판관님들과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들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선배 재판관님들과 여러분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헌법재판소의 사회적 역할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국민들의 기대 역시 커진 이 시점에서, 제가 헌법재판관으로 취임하게 되어 한없이 영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저는 오늘 헌법재판관으로 첫 발걸음을 내딛으면서, 우선 헌법정신이 국민의 생활 구석구석에까지 스며들어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헌법의 보호를 받으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맡은 사건에서 인간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따뜻한 재판’, ‘인간미 있는 재판을 하고, 단순히 법리만을 추종하는 형식적인 재판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겠습니다.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적 약자에게 안전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분류를 넘어, 시대정신을 탐구하여 중립성과 균형감각을 갖춘 재판을 하겠습니다.

사무실에서 기록을 검토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을 파악함으로써 실질적인 정의를 세울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법원과 국회에서 얻은 경험과 헌법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항상 깨어있는 자세로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고 사회구성원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겠습니다.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헌법재판소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끝으로,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과 소통하고, 배려하는 재판관이 되겠습니다.

저는 이러한 다짐을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부족한 저를 위하여 존경하는 선배, 동료 재판관님들의 가르침과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에 나오는, “세월의 흐름은 이마의 주름살을 늘리지만, 열정의 상실은 영혼의 주름살을 늘린다라는 글귀처럼, 저도 항상 헌법을 사랑하는 열정을 가지고 하루하루 정성을 다하여 재판관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 저를 성원해 주신 많은 분들과 바쁘신 가운데서도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헌법재판소의 발전과 여러분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하면서 인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1018

헌법재판소 재판관 이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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