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김명훈 기자] 일선 법원이 기본적인 재판 절차를 혼동해 사건을 다시 배당하거나 다시 재판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수는 ‘판사’가 했지만 재판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국민’이 받고 있는 것이다.

사례1) 2017년 7월 대법원은 합의부가 재판했어야 할 사건을 단독 재판부가 재판했다는 이유로 1심과 2심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 관할권이 있는 지방법원 합의부로 이송

사례2) 2016년 12월 대법원은 ‘행정소송법상 당사자소송의 1심 전속관할은 지방법원 합의부임에도 해당 지방법원 지원에서 민사재판으로 진행된 사건에 대해 1심과 2심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 관할권이 있는 지방법원 합의부로 이송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금태섭(서울 강서갑)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법원별 재판부 재배당 및 착오에 의한 재배당 현황’ 등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법원이 착오로 사건배당을 잘못한 사례가 921건에 달했고, 이는 전체 재배당 사건 8,332건의 11%를 차지하고 있었다.

‘착오에 의한 재배당’은 고등법원과 지방법원보다 작은 규모인 ‘지원’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었다. 전체 재판부 재배당 사건 중 착오에 의한 재배당 비율은 ‘지원’의 경우 장흥지원 100%(5건), 의성지원 67%(4건), 서산지원 53%(10건), 해남지원 47%(8건), 거창지원 43%(3건), 홍성지원 40%(14건) 순으로 높았다. ‘지방법원’ 중에는 춘천지방법원 37%(15건), 대전지방법원 21%(80건), 광주지방법원 17%(60건)이 많았다.

특히 법원의 착오재배당 사건 중 단독사건과 합의사건을 혼동해 재배당된 비율은 44%로 모두 409건에 달했다.

사건이 잘못 배당된 경우 상급법원은 해당 사건을 파기이송하게 되며, 사실관계나 법리와 상관없이 절차 문제로 사건 당사자들은 처음부터 다시 재판을 받아야만 한다.

금태섭 의원은 “법원의 재판에 대해 누구도 통제와 간섭을 하지 않는 이유는 사법부의 권위를 존중하고 판사들의 재판을 신뢰하기 때문”이라면서, “판사들이 기본적인 절차를 지키지 못하고 황당한 실수를 계속한다면 법원 스스로 권위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법관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 중 관련 규정이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