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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팩트 손견정 기자] 6일 경향신문의 보도로 대법원이 인사권을 남용해 법원 내 법관연구모임 중 하나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사법부 개혁 논의 활동을 축소시키고 와해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정연순)이 6일과 7일 잇따라 이번 사안을 심각하고 엄중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대법원에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먼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6일, “이번 사건이 사실이라면, 대법원장이 독점하고 있는 인사권을 무기로 법원의 문제점을 개선해보려는 법관들의 정당한 노력을 억압한 심각한 사건”이라면서, “대법원은 즉각 이에 대해 해명하고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과를 포함한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도 진상조사에 착수하고 법원 인사제도 개혁을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2월 20일 국제인권법연구회에 소속된 한 판사를 법원행정처로 발령하면서,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진행 중인 설문조사의 결과 발표를 축소하고 학회의 와해를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가 해당 판사가 강하게 반발하자 발령을 취소했다고 한다.
사법감시센터는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설문조사는 한명 한명이 개별 헌법기관인 법관의 인사를 대법원장이 일괄 장악하고 있는 현 제도로 인해 각 재판이 영향 받을 수 있는 문제를 지적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였다”면서, “그런데 이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무마하려고 했다는 것은 명백한 권한 남용이자 헌법이 보장한 법관의 독립과 개별법관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심각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장이 보하고 대법원의 정책과 행정을 관장하는 곳이다. 그렇다면 이번 사안은 행정처장 단독이라기보다는 대법원장이 책임을 져야할 사안”이라면서, “이번 설문조사와 학회의 성격, 법원행정처에 대한 대법원장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 사안은 양승태 대법원장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승태 대법원장이 직접 해명하고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책임 있는 사과와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대해서도 즉각 이 사건의 진상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아울러 “이 사건의 근본적 배경인 법원의 인사 제도 개혁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 대법원장의 인사 전횡 문제는 이미 하루 이틀 제기된 문제가 아니었다. 현재 법원의 인사 제도는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 구조이다. 이러한 위계적인 제도가 헌법에 보장된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에 집중된 인사권의 분산이 필요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또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거치면서 청와대가 국정원을 동원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까지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법원 내부에서조차 법관들의 활동에 대해 대법원이 외압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이번 사건의 진상이 명백히 규명되고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끝없이 추락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변도 7일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국제인권법연구회’에 관한 부당한 업무지시 및 인사조치 의혹에 관한 질의서를 발송했다고 밝히면서, “언론보도가 사실이라면, 대법원이 사법행정을 남용하여 사법개혁을 열망하는 법관들의 의견 표출과 활동을 통제한 것으로 파악되며, 이는 사법부의 독립과 개혁을 훼손하는 조치로서 상당히 엄중한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민변은 사법개혁을 바라는 법률가단체로서, 이 사안을 향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며, 사안의 심각함을 고려해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질의서에 대한 회신을 금주 목요일인 9일까지 달라고 요구하면서, 정확한 해명이 없을 경우에는 이번 사안에 관하여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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