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손견정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가 국무총리와 소관부처인 외교부장관 및 법무부장관에게 ‘사형폐지를 위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선택의정서’ 가입을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 가입 권고는 최영애 신임 인권위원장이 처음 주관한 10일 전원위원회에서 국민의 법 감정, 우려 등에 대한 논의와 숙고 끝에 11명 전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사형의 집행금지 의무, 사형폐지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향상시키고 인권의 발전을 도모하며, 궁극적으로 사형집행을 금지하고 사형폐지를 위한 국제적 약속이다. 1989년 12월 제44차 유엔총회에서 채택돼 현재까지 85개국이 가입·비준하고 있으며, 선진국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6개국 중에는 한국과 미국, 일본, 이스라엘 4개국만 미가입국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61명의 사형수가 사형집행대기 중에 있으나, 1997년 12월 30일 사형 집행을 마지막으로 20년 이상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사실상 사형집행 정지상태에 있다.

유엔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uncil),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UN Human Rights Committee) 등 국제인권기구에서는 우리나라에 대해 사형제 폐지와 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 가입을 지속적으로 권고해왔다.

인권위도 2005년 4월 국회의장에 대한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의견 표명을 시작으로 2009년 7월 헌법재판소에 사형제도 폐지의견 제출, 2017년 12월에는 ‘군형법’ 내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의견표명을 하는 등 사형제 폐지 활동을 계속해왔다. 올해 4월에는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국제토론회를 개최했고, 사형제도 폐지 및 대체형벌 실태조사를 통해 사형제도의 폐지 후 대안도 검토하고 있다.

인권위는 “이번 권고를 통해 정부가 올해 12월 유엔총회에 상정예정인 ‘사형제모라토리엄(집행정지)에 관한 결의’안에 대해 찬성할 것을 기대하며, 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에 가입함으로써 현재의 비공식 사형집행정지 상태를 공식화하고 향후 사형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단계적으로 사형을 폐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