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손견정 기자] 법원이 검찰의 사법농단사건 수사관련 압수수색영장을 이해하기 힘든 이유를 들며 잇따라 기각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행태들이 연일 새로이 드러나고 있다.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시작해, 법과 양심에 따라 심판해야 할 법관들이 한 일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재판거래’로 비화되더니, 이제는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법원장들에게 현금으로 수천만원씩 나눠줬다는 의혹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를 보는 법률가들의 자괴감과 분노, 시민들의 사법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을 중심으로 분노한 법률가들은 사법농단 사태 해결을 위한 첫 단추로 양승태 前 대법원장 체제의 대법관들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고,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의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에 반대하던 변협을 압박하기 위해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 무효 기획판결 정황이 드러나자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의 변호사단체들도 잇따라 비판 성명을 발표하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 관여 대법관 사퇴를 촉구했다.
7일에는 시민사회의 대표적 인권단체인 법인권사회연구소도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하의 사법농단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까지 곤두박질쳤다. 시정잡배도 비웃을 치졸한 수법과 변명에 부끄럽고 참담한 지경”이라면서,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하 대법관들은 즉각 사퇴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법인권사회연구소는 먼저 “삼권분립의 일 주체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법과 정의’라는 고매한 이상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뛰어난 엘리트들의 머리에 의해 어떻게 구겨지고 비틀어져 시민들의 몸과 목을 내리치는 무기로 작용해왔는지를 똑똑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매일 새로운 의혹과 범죄증거들이 쏟아져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에 대해서는 버젓이 영장이 기각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것이 검찰의 무능인지 법원의 꼼수인지 모른다. 다만 법원의 자정 의지와 기능은 무용한 것으로 증명됐다.”고 비판했다.
또 “탄핵권을 행사해야 할, 또는 특별조사위나 특별재판부 등으로 진실규명에 나서야 할 국회는 부작위로서 사법 붕괴에 동조하고 있다. 언론도, 지식인 사회도 사실 공방과 실정법 따지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법인권사회연구소는 “우리는 헌법적, 법적 책무 이전에, 이성을 가진 인간으로서, 대법관들과 법관 누구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불거진 지 무려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면서, “아직 현직에 있는 양승태 체제하의 대법관들이 이런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정당성은 어디에서 있는가? 그들의 안위가 사법붕괴라는 국가적 위기보다 중차대한가? 사법불신은 이제 국가적 위기다. 양승태 체제하에 임명된 대법관들은 즉각 사퇴하고 조속한 진실규명과 사태해결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사법 실현이 사법농단 사태의 해결책이자 예방책
끝으로 “분명한 것은 현행 헌법과 민주주의는 사법기능의 비정상적 작동과 사법부 구성원의 부정부패에 대해 아무런 견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오직 국민, 주권자에 의한 직접적인 통제와 견제, 민주사법 실현이 이번 사태의 해결책이자 예방책”이라고 강조했다.
법인권사회연구소는 법학, 인권학, 사회학, 역사학 분야의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현장 활동가, 연구자와 시민이 함께 정책과 대안 이론을 연구하는 모임으로 시민사회의 대표적 인권단체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