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손견정 기자] 신축·증축·개축되는 50㎡(약 15평) 이상 음식점, 편의점, 약국 등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에도 장애인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도록 경사로 등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의무화 법개정 등 대책을 마련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책 권고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수용 입장을 밝혔다.
현행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은 바닥면적과 건축일자를 기준으로 300㎡(약 90평) 미만 음식점, 편의점, 제과점, 약국 등 공중이용시설에 대해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의무를 일률적으로 면제하고 있다.
통계청의 ‘2014년 사업장 면적규모별 사업체수’ 통계자료에 따르면,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의무가 없는 일반음식점의 비율은 95.8%로, 전국 대부분의 음식점이 편의시설 설치의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제과점의 99.1%, 식료품 소매점의 98.0%, 서적 및 문구용품 소매점의 94.6%도 편의시설 설치의무가 없다.
인권위는 음식점, 편의점, 약국 등 공중이용시설은 소규모더라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 시설이므로 이동이 어려운 휠체어 사용 장애인의 접근권이 더욱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2019년 1월 1일부터 신축·증축·개축되는 50㎡(약 15평) 이상 공중이용시설에 대해 출입구 높이차이 제거 등을 의무화하도록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지난해 말 권고한바 있다.
2019년 법령개정·예산확보, 2020년 개정법령 시행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인권위 권고 수용에 따른 세부기준 등 마련을 위해 현재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2019년까지 관련 법령개정 및 예산을 확보한 뒤 2020년 이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공중이용시설에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시 투자비용을 세액공제 받을 수 있도록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하라는 인권위 권고에 대해, “세액공제대상이 지나치게 확대될 우려가 있고, 소득이 높은 부동산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지원 형평문제도 따른다.”는 이유로 권고 불수용 입장을 밝혔다.
또한 국토교통부도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에 경사로 등 편의시설 설치에 따른 시설주 부담이 경감되도록 ‘도로법’을 개정해 도로점용료를 감면하라는 인권위 권고에 대해, “감면대상을 모든 장애인 편의시설로 확대하는 것은 다른 감면규정 및 일반 도로점용자와의 형평성 확보를 위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는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의 이 같은 입장이 “장애인 접근성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비롯돼 제도 개선 의지가 낮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 제5항에 따라 권고 불수용을 공표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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