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손견정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A초등학교 교장에게 남학생에게는 앞 번호, 여학생에게는 뒷 번호를 부여하는 출석번호 지정 관행을 개선해 성별에 따른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고 9일(목)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3월 서울 A초등학교가 남학생의 출석번호는 1번부터, 여학생의 출석번호는 51번부터 부여하고 있는데 이는 여학생에 대한 차별이라는 진정을 접수했다.
이에 대해 A초등학교장은 지난해 말 4~6학년 학생과 전체 학부모 및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2018학년도 출석번호 부여 방법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에 따라 남학생에게 앞 번호, 여학생에게 뒷 번호를 부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국가인권위원회 아동권리위원회(위원장 정문자, 위원 한수웅·김기중)는 “남학생 출석번호를 앞 번호, 여학생을 뒷 번호로 부여하는 것은 어린 학생들에게 남녀 간 선･후가 있다는 차별의식을 갖게 할 수 있는 성차별적 관행”이라고 보고, “성차별적 관행을 다수결로 채택했다고 해서 차별적 행위가 정당화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또한 “많은 학교에서 남녀구분 없이 가나다순으로 출석번호를 지정하고 있고, 이러한 방식으로도 학교행정이나 학급운영에 지장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해당 학교의 남학생 앞 번호 지정은 여성인 학생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미 2005년 남학생에게만 앞 번호를 부여하는 관행이 합리적 이유 없이 여학생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고, 이번 결정을 계기로 해당 사안이 명백한 성차별 행위라는 점을 각 교육청에 다시 한번 전달했다.
한편, 인권위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남학생은 1번, 여학생은 30번부터 출석번호를 부여한 것이 성차별이라는 진정이 접수됐는데, 인권위의 조사가 시작되자 해당 학교장이 성별 구분 없이 가나다순 출석번호를 다시 부여해 차별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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