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손견정 기자] 최근 BMW 차량의 잇따른 화재 사고에도 불구하고 BMW측의 늑장대응과 제작결함 은폐 의혹, 관리감독권을 가진 국토교통부의 미흡한 대응으로 BMW 차주들의 분노와 비판이 거센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가 9일 성명을 내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의 전면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민사상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고의 또는 악의를 가지고 재산·신체상의 피해를 입힐 목적으로 불법행위를 행한 경우, 가해자에게 징벌적 목적으로 더 큰 배상을 하도록 하는 제도로 미국, 영국 등 영미법계 국가에서 전통적으로 시행되어 왔다.
변협은 “국내에서도 징벌적 배상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오랜 기간 형법과 민법 체계가 엄격히 분리돼 피해에 상응하는 액수만 보상하게 하는 ‘전보적 손해배상제도’가 자리 잡고 있어 본격적으로 도입되지 못했다.”면서, “2016년 5월 변호사 1천명과 교수 200명이 참여해 발족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지지하는 변호사·교수모임(상임대표 김현)’은, 제2의 옥시사태 방지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성명을 내고, 입법 촉구 대국민 서명에 돌입해 1천명 시민의 서명을 받았으며, 박영선 의원과 공동으로 입법 발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변협은 또 2017. 3. 24. 금태섭 의원실과 공동주최로 ‘포괄적 집단소송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집단소송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전달해 입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4월 19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조물책임법은 제조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소비자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입힌 경우 3배까지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개정 제조물책임법에 따른 징벌적 손해배상은 제조물에 한정돼 있고 적용 요건이 엄격해 개정안에 따라 책임이 부과된 사례가 없다.
변협은 9일 성명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전면 도입과 더불어 집단소송의 도입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집단소송제는 기업의 제조물이나 서비스 잘못으로 다수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일부 피해자가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나머지 피해자도 모두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로 징벌적 손해배상과 더불어 피해자 권리 구제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협은 끝으로 “경제적 강자의 횡포로부터 약자를 보호하고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인 불법행위의 사전 억제와 사후 구제로 국민의 권익이 실현되도록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의 도입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8일 오후 경기도 화성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을 방문해 BMW 차량 화재 제작결함조사 진행상황을 점검하면서, “화재발생 원인에 대해 제기된 모든 원인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할 계획이며, 많은 전문가의 참여를 통해 조사 기간을 단축시켜 최대한 올해 안에 조사를 완료하겠다.”면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적극 추진할 것이며, 늑장 리콜 또는 고의로 결함 사실을 은폐·축소하는 제작사는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할 정도의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