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김명훈 기자] 사법농단 관련 문건의 추가 공개와 검찰의 사법농단사건 수사 관련 영장이 법원에 의해 잇달아 기각되면서 법률가들의 자괴감과 분노, 시민들의 사법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사법농단 사태 해결을 위한 첫 단추로 양승태 前 대법원장 체제의 대법관들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가 법률가들로부터 강력히 나오고 있고,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의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에 반대하던 변협을 압박하기 위해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 무효 판결을 기획한 정황이 드러나자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변호사단체들이 잇따라 비판 성명을 발표하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 관여 대법관 사퇴를 촉구했다.
3일(금)에는 청년변호사단체인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정욱 변호사)도 ‘사법농단 사태, 대법원 기획판결 의혹을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대법원의 긴급한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법조인협회는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변호사들이 설립한 청년 변호사단체로 현재 3천여 명의 변호사가 참여하고 있다.
한국법조인협회는 먼저 “사법부의 기본이자 근간은 법에 의한 신뢰다. 그러나 작년부터 현재까지 이른바 블랙리스트에서 시작되어 사법부의 내부 문건이 차례로 폭로되며 한국 법조계는 사상 유례 없는 사법불신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과거 어떤 법조비리나 사법파동도 이처럼 사법부, 나아가 대법원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불러오지 않았다. 이는 현재 공개되고 있는 문건의 내용이 사법부 자체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른바 ‘기획 판결’을 했다는 것을 의심케 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관은 헌법에 따라 독립성을 인정받는 존재다. 하지만 이러한 독립성은 법관이 자의적으로 판결을 해도 좋다는 뜻이 아니다.”라면서,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대법원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청와대의 심기를 살펴 판결에 반영하고, 정치적 목적에 따라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판결 선고를 지연시켰으며, 나아가 심지어 대한변호사협회에 대한 견제를 위해 형사소송 성공보수 약정 무효 판결을 기획한 정황마저 드러났다.”고 질타했다.
한국법조인협회는 또 “이러한 정황의 배경에는 상고법원을 도입하겠다는 전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의 왜곡된 의지가 있음은 분명하다.”면서, “심지어 이번에 공개된 196개 기밀문서에 따르면, 상고법원을 찬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법원이 ‘대한변협 압박 방안 검토’, ‘대한변협 대응 방안 검토’, ‘대한변협 회장 관련 대응 방안’에 이르는 다양한 압박 방안을 검토하고 추진했음이 밝혀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록 이러한 참혹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 협회는 대한민국 법원의 개별 법관과 각 구성원들이 법치주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음을 기억한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태는 분명히 사상 초유의 사태로 대법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법조 시스템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는 긴급하고 위중하며 참담한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명백히 드러난 ‘기획판결’은 반드시 재심해야
한국법조인협회는 끝으로 “대법원이 현재의 신뢰 붕괴와 사법불신 사태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음을 자각하고 법원행정처 폐지까지도 불사하는 결단력 있는 개혁을 할 것, 또한 형사소송 성공보수 약정 무효 판결처럼 명백히 드러난 이른바 ‘기획판결’의 경우 반드시 재심하여 새롭게 법에 따라 판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대법원의 긴급한 결단을 촉구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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