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손견정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상황 개선과 모니터링, 진정사건 조사·구제 기능을 강화하고 새로운 인권의제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시정국, 사회인권과, 군인권조사과를 신설하는 등 현행 ‘1관 2국 14과 1팀 5소속기관(인권사무소), 205명’에서 ‘1관 3국 16과 2팀 5소속기관(인권사무소), 220명’으로 조직을 확대 개편한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이 같은 조직개편안을 담은 ‘국가인권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이 17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심의·확정돼 이달 24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이날 발표한 주요 조직개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에 대한 조사·구제와 제도 개선을 강화하기 위해 ‘차별시정국’을 신설하고 그 아래 ‘성차별시정팀’을 꾸린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출신국가, 출신민족, 용모 등 신체조건, 기혼·미혼·별거·이혼·사별·재혼·사실혼 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 지향, 학력, 병력 등을 이유로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와 성희롱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신설되는 ‘차별시정국’은 연간 3천 건에 달하는 차별관련 진정사건을 심도 있게 검토,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행위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구제하고 관련 정책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며, 특히, 성희롱과 성별, 임신·출산, 성적 지향 등을 사유로 한 차별시정을 위한 ‘성차별시정팀’을 신설해 미투 운동으로 촉발된 여성 인권과 더불어 성소수자 인권문제 등도 심도 있게 다룰 수 있게 된다.
또한, 정책교육국에 ‘사회인권과’를 신설해 사회권 보장을 강화한다.
사회권은 대한민국 헌법 제31조부터 제36조까지의 규정에서 보장된 인권과 국제인권조약에 규정된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를 의미하며, 구체적으로는 교육권, 사회보장권, 노동권, 환경권, 기업과 인권 등을 말한다.
인권위는 ‘사회인권과’ 신설로, 노동 3권 등 노동인권 문제, 기업 경영과정에서의 인권침해 발생, 교육과 노동시장의 양극화 심화, 노인 빈곤 및 자살 증가 등 노인인권 문제 등 사회 위기 상황에 인권적 관점과 접근으로 대응하고, 사회적 약자의 인권증진을 통한 실질적 평등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격적인 군인권보호관 도입에 앞서 군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전담조직으로 ‘군인권조사과’를 신설해, 군부대 내 구타·가혹행위 사건, 총기 사고 등 군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지휘관 및 병사의 인권 인식을 개선하고, 군 조직의 특수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 사안을 전문적으로 조사, 구제할 계획이다.
군인권보호관 도입은 제19대 국회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에서 채택한 정책개선과제로 군 인권에 대한 피해사례와 그 중요성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군인권을 보호하는 법이 제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인권위에 ‘군인권보호관’을 설치해 군 내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군인의 인권보호 및 향상을 위해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개정 논의가 진행 중이다.
개정안에는 ① 군인권보호위원회 및 군인권본부 설치, ② 군 방문조사권 신설 및 강화, ③ 군 사건 조사 범위 확대, ④ 군부대 자료제출 요구권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의 인권위 특별보고 중 “군인권보호관이 설치되기 전이라도 현재 주어진 인권위 권한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조직과 인력이 조속히 확충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아울러 인권위는 신설되는 차별시정국장과 기존의 장애차별조사1과장을 개방형 임용을 통해 외부 전문성을 활용하고 내부 조직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은 “이번 조직개편은 새로운 인권환경에 대응하고,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두텁게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인권위는 국가인권기구로서 인권보장을 위한 법과 제도의 마련에 주도적으로 나설 계획이며, 군인권보호관, 차별·배제·혐오와 관련한 법령정비 전담부서 설치 등 미진한 부분도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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