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손견정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제주도 내 예멘 국적 난민신청자들의 인권상황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29일과 30일 현지 인권순회상담을 실시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인권위의 이번 인권순회상담은 제주이주민센터, 제주예멘난민대책위원회의 협조를 받아 제주이주민센터, 쉼터, 개인숙소 등지에서 예멘 국적 난민신청인 총144명(대면상담 105건, 서면상담 39건)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상담 결과, 내담자들 모두가 ‘취업을 통한 생계 안정’을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문제라고 꼽았고, 총상 후유증, 심각한 당뇨 등 ‘의료 지원’(32건), ‘임금체불’관련 상담(12건)도 접수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내담자들은 특히 일자리는 시급한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어선, 양식장 등 소개받은 일자리는 5일 이내 단기노무로,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떠나거나 고용주에 의해 해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서, “이는 노동 강도 외에도, 의사소통의 문제, 문화의 차이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한국어 등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교육기회 제공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고, 임금체불 문제는 체불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시스템 마련 등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편, “내담자들은 자신들의 거처를 내주고 일자리와 음식 등으로 지원하는 제주도민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면서, “난민 인정절차가 잘 마무리돼 자신들에게 거처를 제공하고 있는 한국에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희망도 나타냈다.”고 전했다.

인권위의 이번 인권순회상담 내담자 가운데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및 ‘난민법’에 의해 교육권을 보장해야 하는 미성년자 2명, 배우자와 함께 상담을 받은 여성 2명과 영아 1명도 포함됐다.

인권위 광주인권사무소 관계자는 “이번 순회상담을 통해 예멘 출신 난민신청자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에도 어려움이 클 뿐 아니라, 현재 이들에 대한 생활지원이 민간기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향후 상담 결과를 관련 부처 협의 및 정책 추진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향후 2~3달 난민심사가 진행되는 동안만이라도 중앙정부와 제주도가 이들에 대한 긴급 생활지원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