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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방법원, ‘사유지 골목길 통행로에 철제펜스 설치한 재건축조합설립위원장에게 벌금형’

일반교통방해죄의 육로는 그 소유·통행권리관계, 통행인의 많고 적음 등 가리지 않음

[로팩트 손견정 기자] 사유지라 하더라도 오랫동안 통행로로 이용되고 있던 골목길에 철제 펜스를 설치해 인근 주민과 차량의 통행을 방해한 것은 일반교통방해죄에 해당한다며 벌금형을 선고한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방법원에 따르면, 인천의 모 재건축조합설립위원회 위원장인 A씨(50대)는 2017. 12. 4. 인천 남구의 한 재건축개발지구에서 B·C·D씨 등에게 개발지구의 골목 출입로 4곳에 높이 약 3m, 폭 약 3m의 철근구조물 펜스를 세우도록 했다.

A씨는 재건축을 반대하는 주민이 늘어나 주택재건축정비구역 해제 가능성이 커지자 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골목길을 막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가 육로인 골목길을 불통하게 해 인근 주민들과 방문객, 차량 등의 교통을 방해했다.”며 형법상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인천지방법원 형사13단독 강태호(사법연수원 39기) 판사는 A씨에게피고인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고 판결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이 사건 재판과정에서 A씨 및 변호인은 변론을 통해 “피고인이 철근구조물 펜스들을 설치한 이 사건 토지가 개인 사유지이고 공로에 출입할 수 있는 다른 도로가 존재하므로, 이는 ‘육로’에 해당하지 않아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강태호 판사는 이 사건 판결이유에서 “형법 제185조의 일반교통방해죄는 일반 공중의 교통의 안전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여기에서 '육로'라 함은 일반 공중의 왕래에 공용된 장소, 즉 특정인에 한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인 또는 차마가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공공성을 지닌 장소를 말하고, 육로로 인정되는 이상 그 부지의 소유관계나 통행권리관계 또는 통행인의 많고 적음 등을 가리지 않는다(대법원 2005도1697).”는 대법원 판결의 법리를 제시했다.

이어 강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철근구조물 펜스들을 설치한 토지는 비록 개인의 사유지라고 하더라도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로써 오랫동안 인근 주민 등이 통행로로 이용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그렇다면 이 사건 토지는 ‘불특정 다수인 또는 차마가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공공성을 지닌 장소’로서 형법 제185조의 ‘육로’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고 판시했다.

형법 제185조(일반교통방해) ‘육로’, 수로 또는 교량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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