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김명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A대학교 총장에게 직원들의 연차휴가 기간 중 해외여행을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는 절차를 폐지하라고 권고했다고 11일(수) 밝혔다.
A대학교 행정직 직원인 B씨는 연차휴가를 내 해외여행을 갈 때 출발일 7일 전에 여행지, 여행목적, 여행기간, 경비부담 주체, 서약서 등을 포함한 해외여행 승인신청서를 작성해 별도의 서면허가를 받도록 하는 절차가 부당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A대학교는 “직원 개개인들의 업무지원시스템이 대학운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소규모 대학으로, 원활한 대학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비교적 장기간에 해당하는 해외여행은 총장의 사전 허가사항으로 ‘직원복무규정’에 규정하고 있다.”면서, “해외여행 사전 허가제를 운영하는 이유는 정상적인 대학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직원들의 최소한의 소재지 파악과 긴급연락처 확보를 통해 직원들의 안전을 관리하고, 대학교 직원으로서의 품위유지 및 대학 이미지 관리가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위원장 이경숙, 위원 한수웅·배복주)는 “헌법 제14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거주·이전의 자유는 국내에서 체류지와 거주지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자유영역 뿐 아니라, 국외에서 체류지와 거주지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해외여행 및 해외 이주의 자유, 구체적으로 출·입국의 자유를 포함하고 있다.”면서,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은 사용자는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다만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 한해’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 2017 인권공모전 포스터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 '인권도미노'(작가: 문지예) |
이어 “A대학교의 해외여행 승인 절차는 ‘근로기준법’ 등의 법적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없고, 그 결과가 궁극적으로 직원들의 연차 사용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으며, 해외여행 승인 절차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은 여행허가제가 아닌 신고 절차나 연차휴가 신청 절차를 통해서도 충분히 달성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직원들에게 연차휴가계 제출과 별도로 해외여행 승인서를 제출하게 하는 행위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A대학교 총장에게 해외여행 사전 허가 절차를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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