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끊임없는 사색과 용기 있는 자세로 균형 잡힌 판단, 그리고 설득과 울림을 통해 법적 분쟁을 평화롭게 종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다수자의 그늘에서 고통을 느끼는 소수자와 자기의 권리를 스스로 지킬 수 없어 고통을 받는 사회적 약자의 아픈 마음을 공감하면서, 그들에게 불리하게 기울어진 균형추를 바로 세우는 데 열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취임사를 하고 있는 안철상 대법관(대법원 제공) |
다음은 안철상 대법관의 취임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대법원장님과 대법관님, 그리고 법원 가족 여러분!
저는 이제 대법관으로서 직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책의 무게감에 두려움이 앞서기도 하지만, 그동안 저와 함께 하였던 선후배, 동료를 비롯한 법원 가족 여러분의 가르침과 성원이 있었기에 감히 용기를 내어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무거운 소임을 시작하는 이 순간, 저는 국민이 사법부에 가지는 기대와 희망을 생각하면서 저의 다짐을 가슴 깊이 새겨 봅니다.
사법부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최후의 수호자로서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칼도 지갑도 없이 스스로 중립을 지키며 독립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법부가 간섭받지 않고 독립하여 그 역할을 완수할 수 있게 하는 힘은 오로지 주권자인 국민의 굳건한 신뢰와 지지로부터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기본적인 책무인 ‘재판을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법원의 판단이 최종의 결론이므로 존중되어야 마땅하다고 말하기에 앞서, 그 판단이 존중받기에 충분할 정도로 공정성과 합리성을 갖추고 있는지 유념하겠습니다.
끊임없는 사색과 용기 있는 자세로 균형 잡힌 판단, 그리고 설득과 울림을 통해 법적 분쟁을 평화롭게 종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수자의 그늘에서 고통을 느끼는 소수자와 자기의 권리를 스스로 지킬 수 없어 고통을 받는 사회적 약자의 아픈 마음을 공감하면서, 그들에게 불리하게 기울어진 균형추를 바로 세우는 데 열성을 다하겠습니다. |
취임사를 하고 있는 안철상 대법관의 옆모습(대법원 제공) |
나아가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국민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기준과 가치를 정립하여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겠습니다.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의 공간에서 ‘무엇이 법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며, 사회의 변화와 발전 속에서 ‘살아 있는 법’을 발견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제가 대법관으로서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많은 분들의 도움과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여러분께서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대법관으로서의 책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다짐합니다.
끝으로, 바쁘신 가운데도 귀한 시간을 내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그동안 저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의 가정에 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 1. 3.
대법관 안철상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