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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권익위원장, “반부패·청렴정책총괄기구 위상 정립…무엇보다 국민신뢰 필요”

어려움에 처한 국민, 현장에서 더 촘촘하게 배려하는 ‘호민관’ 강조
[로팩트 김명훈 기자] 국민권익위원회는 3일 오전 930분 정부세종청사 권익위동 5층 홀에서 2018년 시무식을 개최했다.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8년 시무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과 권익위 구성원들(권익위 제공)

 박은정 권익위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반부패·청렴국민권익은 절대적 가치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현장, 우리가 만나는 국민의 목소리에서 발견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이제 옴부즈만으로서의 그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어려움에 처한 국민을 더 촘촘하게 배려하는 호민관으로서 금년 한 해도 현장에서 더 많은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한 걸음씩 더 전진해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박 위원장은 공공기관 중 국민 과반의 신뢰를 얻고 있는 기관이 단 한 곳도 없었던 최근 서울대 폴랩(Pollab) 조사결과를 언급하면서, “낮은 정부신뢰의 책임은 공직자에게 있고, 특히 정부에 대한 불신을 야기하는 주요 요인이 부패라는 점을 고려할 때, 권익위 앞에 놓인 과제가 얼마나 막중한 것인가는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겠다.”고 말했다.

박은정 위원장은 금년에는 위원회의 반부패기능을 강화하고 반부패·청렴정책 총괄기구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정립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반부패정책을 총괄하고 국민고충을 덜어주는 기관이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진정 중요한 것은, 권익위가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기관이라고 국민들이 믿어주는 것이라며 국민의 신뢰를 강조하고, “금년 한 해 우리 모두 더 나은 자신이 되어 국민이 인정하는진정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보자고 주문했다.
신년사를 하고 있는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권익위 제공)

 다음은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 전문이다.

신   년   사

안녕하십니까!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역사적으로도 무()년이 들어간 해는 국운 상승의 기운이 피어났던 해라고 합니다. 올해는 특히 60년 만에 온 황금개띠 해를 맞아, 우리 위원회 여러분 모두 건승하시고, 가정에도 행운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 출범한 정부에서 새로운 국정기조 아래, 우리 위원회 가족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부패방지와 권익보호, 그리고 행정심판 업무에 매진했습니다. 그 노고와 성과에 대해 여러분 모두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새로운 기대, 새로운 과제와 함께 새날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간 우리 위원회는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반부패·권익행정 혁신추진단을 구성하여, 외부 전문가의 시각에서 조직을 진단하고 개편안을 도출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금년에는 위원회의 반부패기능을 강화하고 반부패·청렴정책 총괄기구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정립해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방향설정은, 그간 우리 위원회가 부패현안 및 국민 불편 사항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데 부족함이 있었다는 반성을 토대로 나온 것임을 여러분도 잘 아실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역할에 충실하게 위원회의 존재감을 뚜렷이 하고 성과목표를 도출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우선 지금은 국민과 최고지도자의 부패척결에 대한 열망이 고조되어 있고, 부정청탁금지법 시행과 함께 청렴사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습니다. 국민신문고, 공익신고 등 국민참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국민신문고와 국민콜110 접수민원 580만 건, 작년 대비 16% 증가) 모바일 환경의 발전으로 국민제보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 위원회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이러한 국민적 기대와 관심에 부응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적합한 수단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반부패정책협의회의 간사기관으로 지정되었고, 이동신문고 등 현장중심의 민원해결 노하우를 지니고 있으며, 국민신문고 등 범정부 소통창구 운영과 함께 국민의 소리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청렴도 측정, 반부패시책평가 등 유용한 정책집행 수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위원회는 다른 부처에 비하면 그래도 어느 정도 수평적·소통적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고도 생각됩니다.

물론 우리가 이런 여건상의 유리한 환경에만 놓여 있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각종 부정부패사건들로 공직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도 널리 퍼져있고, CPI 등 대외적인 국가신인도도 지속적으로 하락, 정체 상태에 있습니다. 적폐는 아직 청산되지 않았는데 반부패개혁에 대한 피로감도 일각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들어서면서 국민들의 기대치도 그만큼 높아지고, 그에 따라 상대적 박탈감과 불만에서 오는 사회적 갈등과 복합적 민원 요인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제한된 법적 권한으로 인한 위원회 역할의 한계 문제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저는 위원회가 처한 이러한 여건들에 대한 객관적 인식이 올해 우리 위원회가 추진하고자 하는 과제들의 막중함을 공유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 종합적 반부패 대책 마련 및 이행, 민관협력형 부패방지 체계 확립, 효과적인 부패예방을 위한 법제 정비. 부패·공익신고 활성화, 민간부패에 대한 개선 노력, 국가신인도 제고, 수요자 중심의 청렴교육 강화, 취약계층의 고충민원 해소, 일자리 관련 국민불편 적극개선, 행정심판 서비스 고도화, 국민의 정책참여 강화, 제도개선 이행관리 강화......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모든 과제들은 우리가 해야 한다고 해서, 또 하고자 한다고 해서 해낼 수 있는 성격의 일들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과제들이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신뢰가 필요합니다. 우리 위원회가 반부패정책을 총괄하고 국민고충을 덜어주는 기관이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진정 중요한 것은, 우리 위원회가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기관이라고 국민들이 믿어주는 것입니다.

우리 공직자들은 늘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들은 정부와 공직자에 대해 깊이 신뢰하고 있는 것 같지는 같습니다. 최근 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Pollab)이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공공기관 중 국민 과반의 신뢰를 얻고 있는 기관이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정부신뢰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소득수준이 비슷한 OECD 국가들의 평균치의 절반 수준입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공직자들은 그동안 열심히바쁘게 일해 왔지만, 국민의 시각에서 우리가 얼마나 하고 있는지 돌아보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최근 대통령께서도 정부정책이 실제로 국민의 삶을 바꾸는데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낮은 정부신뢰의 책임은 우리 공직자에게 있고, 특히 정부에 대한 불신을 야기하는 주요 요인이 부패라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 위원회 앞에 놓인 과제가 얼마나 막중한 것인가는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이 1~2년 안에 되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 우리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는 적어도 분명합니다. 우선 국민의 시각에서 일의 내용과 방식을 혁신해 나가는 것입니다. 핵심은 정부의 주인인 국민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정책과 그 운영 과정에 참여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평가하고 감시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소통 통로를 확대하여 실질적 협치를 시스템화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국민이 체감하는 제도개선을 위해 애쓰지만, 제도나 정책이 국민의 피부에 닿는 것이 되려면 질적으로 더 수준이 높고 더 정교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완성도를 높여야 합니다. 우리 공무원들이 보고서나 계획서에서 내실화’, ‘활성화’, ‘제고’, ‘고도화’, ‘환류 강화’, ‘시너지 창출등으로 표현하는 대상들은 바로 제도 내지 정책의 질을 높이려는 목적을 나타낸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목적은 어떤 이론이나 수식에 담겨 있는 게 아니라, 결국 누군가의 활동으로 이루어집니다. 사람들이 하는 활동은 이런저런 목적을 지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크던 작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협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목적에 다가가려는 열망이 클수록 그만큼 더 많은 노력 그리고 협조가 요구됩니다. 우리 인간 활동에서 노력과 협력이 요구되는 바로 이 부분으로 인해 우리 인간은 도덕적인 존재로 불리기도 할 것입니다. 더 나은 것을 위해 나는 지금 얼마나 노력하는가?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는 것도 분명 도덕적이지만, 최선을 향한 열망을 가지고 노력하는 상태야말로 진정 도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 덧붙이지자면, 현실에서 운영하는 제도자체가 이상을 담고 있습니다. 교육제도가 인간을 더 높은 가치로 끌어올리고자 존재하는 제도이듯이, 예컨대 시책평가제도는 그냥 적나라한 현실을 반영하는 제도가 아니라 청렴한 세상이라는 가치를 향해 있는 제도입니다.

위원회 가족 여러분!

그러나 또 생각해보면 우리가 추구하는 반부패·청렴국민권익은 절대적 가치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현장, 우리가 만나는 국민의 목소리에서 발견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권익위는 출범이래 지난 10년간 우리는 현장에서, 국민 옆에서 국민의 눈물을 닦아드렸습니다. 이제 옴부즈만으로서의 그 노하우를 십분 활용하여, 어려움에 처한 국민을 더 촘촘하게 배려하는 호민관으로서 금년 한 해도 현장에서 더 많은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한 걸음씩 더 전진해 나아갑시다.

누군가의 말을 인용하자면, “타인보다 조금 더 낫다고 성공한 것이 아니라, 과거의 자신보다 더 나아진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성공한 것이라고 합니다. 금년 한 해 우리 모두 더 나은 자신이 되어 국민이 인정하는 진정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봅시다.

새해 복 듬뿍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8. 1. 3.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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