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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팩트 손견정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교육부장관과 17개 시·도 교육감에게, 대학장학금 신청 절차에서 장학금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 한도에서 필요 최소한의 개인정보만을 수집하도록 각 대학 및 장학재단 등에 안내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대학생을 대상으로 지급되는 장학금에는 정부가 국가 예산으로 지급하는 국가장학금과 각 대학이 자체적인 재원으로 지급하는 대학 자체 장학금, 그리고 장학재단 등 공익법인이 지급하는 외부 장학금이 있다.
대학장학금은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며, 특히 민간의 자율적 기부나 재산출연으로 설립·운영되는 장학재단은 사회 공헌과 부의 재분배 등의 순기능도 있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대학장학금 지급심사 과정에서 필요한 범위 이상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나아가 신청학생의 어려운 가정·경제 상황을 자기소개서에 서술해 제출하게 함으로써 자존감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왔고, 국회는 2016년 인권위 국정감사에서 이에 대한 실태파악 및 제도개선 방안을 요구했다.
이에 인권위가 대학 장학금 신청절차에서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수집되는지 여부 등을 조사한 결과, 현재 일부 대학 및 장학재단의 경우 부모의 직업·직장명·직위와 학력정보를 요구하거나, 학생의 주민등록번호·사진(신청서 부착)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학은 신청학생이 가계 곤란 상황이나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자기소개서 등에 직접 서술해 제출하도록 하고 있었다.
장학금 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장학금 심사·지급에 필요한 학생 본인과 가구의 경제적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일부 개인정보에 대한 수집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경우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개인정보만을 수집해야 한다.
‘개인정보 최소수집 원칙’은 헌법재판소 결정 및 OECD 가이드라인 등 정보인권 국제기준을 반영해 2011년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규정된 핵심적인 정보인권 보호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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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인권위는 “부모의 직업·직장명·직위·학력·주민등록번호와 학생의 주민등록번호·사진 등을 요구하는 것은 장학금 제도의 취지 및 목적에 비춰 수집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인정보 최소수집 원칙과 주민등록번호 수집금지 원칙을 위반해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 사진 수집의 경우는 ‘국가인권위원회법’의 용모 등 신체조건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 소지도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또 “자기소개서는 학생에게 사실상 ‘가난을 증명’하도록 한다는 비판이 있고, 신청학생의 가정·경제적 상황은 객관적인 공적 자료를 통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으므로 자기소개서에 이를 자세히 쓰도록 요구할 실익은 부족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교육부장관과 17개 시·도 교육감에게 “신청학생이 자기소개서에 어려운 가정형편을 기재하는 관행을 지양하고 해당 장학금의 취지나 목적을 고려해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도록 각 대학 및 장학재단 등에 안내할 것”을 권고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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