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김명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는 386명의 가맹점주들이 개별적으로 구입해도 치킨 맛의 동일성을 유지하는 데 무관한 냅킨, 위생마스크, 도마, 쓰레기통 등 50개 물품을 5년여간 자신으로부터만 구입하도록 한 ‘가마로강정’의 가맹본부 ‘㈜마세다린’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5억5천1백만 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17일(일) 밝혔다.

가마로강정 웹사이트 화면 캡쳐

㈜마세다린은 치킨 및 닭강정을 테이크아웃이나 배달 형태로 판매하는 ‘가마로강정’의 가맹본부로 2012년 치킨전문점 가맹사업을 개시해, 2016년 12월 말 현재 총 가맹점 수는 165개이며, 2016년도 매출액은 174억여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마세다린은 2012년 12월부터 2017년 9월까지 386명의 가맹점주가 인터넷 또는 대형마트에서 구입해도 치킨 맛의 동일성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는 9개 부재료 및 41개 주방집기 등 총 50개 품목에 대해 반드시 가맹본부로부터만 구입하도록 강제했다.

타이머, 냅킨, 위생마스크, 대나무포크, 플라스틱 PT병 및 소스컵 등 9개 품목의 부재료에 대해서는 가맹계약기간 중 계속해 가맹본부로부터만 구입하도록 했고, 계약서에 가맹본부로부터 구입하지 않으면 상품공급을 중단하거나 가맹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기재해 구입을 강제했다.

㈜마세다린이 가맹점주들에게 부당강매한 부재료 및 주방집기 예시(공정위 제공)

또 쓰레기통, 국자, 온도계, 저울, 주걱, 양념통, 도마, 양푼 등 41개 품목의 주방집기에 대해서도 가맹점주가 개점을 위해 주방집기를 최초로 구입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가맹본부로부터만 구입하도록 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개점승인을 거부 또는 보류하는 방식으로 가맹점주들에게 구입을 강제했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은 부당하게 가맹점주에게 특정한 거래상대방과 거래할 것을 강제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① 해당 품목이 가맹사업을 경영하는 데 필수적이고, ② 특정 상대와 거래해야만 상품의 동일성이 유지될 수 있으며, ③ 미리 정보공개서를 통해 가맹점주에게 이를 알리고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거래상대방을 제한하는 것이 허용된다.

공정위는 이번 사안의 경우 ㈜마세다린이 자신으로부터만 구입하도록 강요한 50개 품목은 치킨 맛의 동일성을 유지하는 것과는 관련이 없는 품목으로서 ㈜마세다린의 그러한 행위는 법위반에 해당하며, 그 결과 가맹점주들이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공동구매 등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선택권이 원천 봉쇄됐다고 판단했다.

또한 ㈜마세다린은 대량구매를 통해 시중가보다 싼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맹점주들이 개별적으로 구입하는 경우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한 사실도 확인됐다.

㈜마세다린이 가맹점주들에게 고가로 판매한 품목 예시

이에 공정위는 ㈜마세다린에 대해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 제2호 ‘부당한 거래상대방 구속 행위’ 규정을 적용해, 앞으로 다시는 동일한 법위반 행위를 하지 않도록 시정명령하고, 모든 가맹점주에게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통지하도록 명령했으며, 아울러 부재료와 관련해 부당하게 거래상대방을 제한한 행위에 대해 5억5천1백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 가맹거래과 관계자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최근 빈발하고 있는 외식업종 가맹본부가 브랜드 통일성 유지와 무관한 물품을 가맹점주에게 구입하도록 강제하면서 높은 마진을 부가하는 행위를 엄중하게 제재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내년에도 외식 프랜차이즈에서 브랜드 통일성 유지와 무관한 품목의 구입을 강제하는 행위를 근절하는 데 법집행 역량을 집중하고, 위반행위 적발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아울러, 공정위는 가맹본부가 구입요구품목을 공급하면서 취하는 마진형태 가맹금의 규모 등과 관련한 세부 정보를 공개토록 하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내년 초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에 적용된 가맹사업법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다.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 제2호 등 (부당한 거래상대방 구속 행위)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법률 제11323호, 2012.2.17. 일부 개정된 이후의 것)
제12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① 가맹본부(가맹본부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가맹사업의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들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가맹점사업자가 취급하는 상품 또는 용역의 가격, 거래상대방, 거래지역이나 가맹점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거나 제한하는 행위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대통령령 제23775호, 2012.5.7. 일부 개정된 이후의 것)

제13조 제1항 [별표 2](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또는 기준)

2. 구속조건부 거래

나. 거래상대방의 구속

부동산, 용역, 설비, 상품, 원재료 또는 부재료의 구입?판매 또는 임대차 등과 관련하여 부당하게 가맹점사업자에게 특정한 거래상대방(가맹본부를 포함한다)과 거래할 것을 강제하는 행위. 다만, 다음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부동산, 용역, 설비, 상품, 원재료 또는 부재료가 가맹사업을 경영하는 데에 필수적이라고 객관적으로 인정될 것

(2) 특정한 거래상대방과 거래하지 아니하는 경우 가맹본부의 상표권을 보호하고 상품 또는 용역의 동일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것

(3) 가맹본부가 미리 정보공개서를 통하여 가맹점사업자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고 가맹점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할 것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