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신종철 기자]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10일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시하며 “법전원별 변호사시험 합격률 공개는 법전원별 과다경쟁, 서열화, 교육부실, 지역균형발전 역행 우려가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법전원으로 불린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전국 25개 로스쿨로 구성된 단체다.
먼저 지난 6월 22일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는 변호사시험의 법학전문대학원별 응시자 수, 합격자 수 및 합격률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그러나 지난 7월 3일 법무부장관은 이러한 정보가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정보공개 거부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한변협이 소송을 냈고, 지난 2일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유진현 부장판사)는 대한변호사협회가 법무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정보공개거부처분은 위법하다”고 봐 변협의 손을 들어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해당 정보는 법무부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변협은 어려움 없이 요청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따라서 변협이 요구한 정보를 공개해도 법무부가 변호사시험을 실시하고 합격자를 결정하는 업무를 수행하는데 지장을 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한 법무부는 변호사시험에 관한 정보공개 거부처분과는 모순되게도 사법시험에 대해서는 매년 출신대학별 합격자 수를 공개해 왔던 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객관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로스쿨의 공정한 평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이렇게 변협이 신청한 정보에 대해 법무부장관이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정보공개거부처분을 했으나, 법원은 위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판결에 대해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사장 이형규)는 11월 10일 유감을 표명하며 입장을 밝혔다.
첫째, 합격률 발표는 법전원 도입 취지를 훼손한다는 입장이다.
로스쿨협의회는 “2008년 법전원 도입 시에 법조인의 양성을 위한 교육 요건뿐만 아니라, 지방의 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전국에 25개(수도권 15개교, 지방권 10개교)의 법전원만을 인가했다”며 “이에 따라 법전원의 입학시험에서는 정책적으로 지역인재선발제도를 도입해 지방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 동아대, 부산대, 영남대, 원광대, 전남대, 전북대, 충남대, 충북대는 일반전형과 구별해 지역인재를 입학정원의 20% 이상, 강원대와 제주대는 10% 이상 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스쿨협의회는 “이러한 정책적 입학전형을 도외시 하고 일률적으로 합격률을 공개함으로써 각 법전원이 서열화 될 경우에는 비수도권 법전원이 일반전형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수도권 법전원에 비해 상당한 불이익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둘째, 합격률 공개는 법전원 간의 과도한 경쟁을 초래해 법전원을 고시학원으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로스쿨협의회는 “법전원 도입의 주요한 취지는, 기존의 사법시험이 대학교육의 황폐화를 초래한 병폐를 극복하고 대학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었다”며 “각 법전원별 합격률을 공개할 경우 법전원간의 서열화를 초래해 각 법전원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시험과목 위주의 교육에만 몰입할 것이며, 법전원의 특성화, 전문화 교육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셋째, 대한변호사협회의 합격률 공개 요구는 정착단계에 있는 법전원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로스쿨협의회는 “대한변협은 합격률 공개를 요구하면서 법전원 간의 경쟁을 통한 발전을 내세우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법전원 입학정원의 감축과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의 감축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한변협의 이러한 주장은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과 인재양성의 지역균형을 도모하기 위한 법전원 제도의 도입취지를 몰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법원이 법전원의 도입 취지와 정보공개로 인한 사회적 파급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정보공개법만을 기준으로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향후 위의 사항을 적극 감안해 달라”고 당부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신종철 기자 master@lawfact.co.kr